같은 앨범을 같은 수량으로 찍는데, 받아 본 견적서의 단가가 곳마다 다릅니다. 어디는 싸고 어디는 비싼데, 무엇이 그 차이를 만드는지는 정작 견적서만 봐서는 잘 보이지 않죠. 직지프린팅은 청주에서 학교·유치원 졸업앨범을 직접 찍어내는 제작 공장입니다. 여러 스튜디오의 원고를 받아 견적을 내고 인쇄·제본하는 입장에서, 견적을 비교할 때 무엇을 봐야 하는지를 업자 눈높이에서 담백하게 정리해 보겠습니다.
견적서의 숫자는 무엇으로 이루어지나
졸업앨범 제작 비용 구조란, 용지·제본·후가공·검수·납기 조건이 하나의 단가로 묶여 나오는 묶음입니다. 견적서에는 권당 얼마라는 결과만 찍혀 나오지만, 그 한 줄 뒤에는 여러 항목이 접혀 들어가 있습니다. 어떤 종이를 쓰는지, 양장인지 레이플랫인지, 박이나 코팅 같은 후가공이 들어가는지, 인쇄 도중과 최종에 검수가 몇 단계로 걸리는지, 그리고 성수기에도 약속한 날짜를 지키는 조건인지까지가 전부 그 숫자 안에 녹아 있습니다.
단가가 낮다는 것은 그 자체로 좋은 일도, 나쁜 일도 아닙니다. 다만 무엇을 빼서 그 숫자를 맞췄는지를 보지 않으면, 싼 쪽이 정말 싼 것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종이 평량을 한 단계 낮추거나, 후가공을 빼거나, 검수 단계를 줄이면 단가는 내려갑니다. 그 차이가 견적서 위에는 잘 적히지 않는다는 게 문제입니다.
같은 단가라도 다른 거래가 되는 지점
두 곳이 권당 같은 금액을 불렀다고 해 봅시다. 한 곳은 하드커버 양장에 박 후가공과 무광 코팅까지 포함한 단가이고, 다른 곳은 같은 금액에 소프트 제본과 기본 표지만 들어 있다면, 숫자는 같아도 손에 쥐는 결과물은 전혀 다릅니다.
용지에서도 갈립니다. 같은 아트지라도 평량이 다르면 펼쳤을 때 종이가 받쳐 주는 느낌과 인쇄 색의 깊이가 달라집니다. 결국 견적을 비교한다는 건, 같은 사양으로 맞춰 놓고 숫자를 견주는 작업입니다. 사양이 어긋난 채 숫자만 비교하면, 싼 곳을 고른 게 아니라 다른 물건을 고른 게 됩니다.
견적을 받을 때 함께 물어야 할 조건
가장 먼저 물을 것은 검수입니다. 이 단가에 인쇄 중간과 최종 검수가 몇 단계로 포함되는지, 색이 틀어졌을 때 어디서 걸러지는지를 확인하셔야 합니다. 검수가 시스템으로 박힌 공장과 눈으로 대충 보는 공장은, 한 권일 때는 차이가 없다가 수백 권을 넘어가면 첫 권과 막권의 색에서 확연히 갈립니다.
두 번째는 성수기 납기 보장입니다. 졸업앨범은 졸업식이라는 고정된 마감일에 전국 물량이 한꺼번에 몰리는 물건이라, 단가를 낮추려 여력이 빠듯한 곳에 맡겼다가 일정이 밀리면 그 책임은 고스란히 스튜디오가 지게 됩니다.
세 번째는 재작업 부담입니다. 불량이 나오거나 색이 기준과 다르게 나왔을 때 누가 비용을 지는지, 재인쇄 일정은 어떻게 잡히는지를 거래 전에 확인해야 합니다. 이 조건은 사고가 났을 때 비로소 체감되는데 그때는 이미 늦습니다.
앨범 견적을 비교하는 순서
사양을 먼저 통일하고, 그다음에 숫자를 견주는 순서가 맞습니다. 순서가 거꾸로 되면 비교 자체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용지·제본·후가공 사양을 같은 기준으로 적어 모든 견적처에 동일하게 요청합니다. 그래야 받은 단가가 같은 물건의 가격이 됩니다. 다음으로 검수 단계와 성수기 납기 보장, 재작업 부담 같은 보이지 않는 조건을 단가 옆에 나란히 적습니다. 마지막에 그 조건까지 맞춘 상태에서 숫자를 비교하면, 비로소 싼 곳과 비싼 곳이 정확히 보입니다.